“가만히 지켜본다는 것” – 〈싱글라이더〉 리뷰
2017년 개봉한 영화 〈싱글라이더〉는 한 남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감성 드라마입니다. 호주를 배경으로 조용하게 전개되지만, 그 안에는 폭풍처럼 몰아치는 후회, 상실, 미련, 깨달음이 고요하게 파동을 일으킵니다. 영화의 후반, 한 줄기 반전은 지금까지의 모든 장면을 재구성하게 만들고, 관객은 그제서야 이 이야기가 왜 그렇게 ‘조용히’ 흐를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게 됩니다.이병헌은 이 영화에서 말보다 표정과 침묵으로 감정을 끌고 갑니다. 그가 연기한 강재훈(이병헌)은 실패한 중년, 무너진 가장, 그리고 죽음을 준비한 자의 얼굴을 동시에 가집니다. 〈싱글라이더〉는 화려한 사건이나 극적 전개보다, 하나의 인물이 삶을 어떻게 마주하는지를 그리는 ‘정서 중심의 영화’입니다. 삶의 끝자락, 바라보기만 하는 사람강재..
2025.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