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57

킬러도 엄마다 – 영화 〈길복순〉 영화 〈길복순〉은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중심으로 완성된, 감정과 액션이 교차하는 하이브리드 영화입니다. 킬러이자 엄마라는 이중 정체성을 가진 주인공 복순의 삶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여성, 나아가 모든 ‘역할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초상처럼 다가옵니다. 영화는 ‘청부살인’을 다루는 하드보일드 액션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모성’이라는 감정선을 교차시키며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인물 중심의 서사로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길복순〉은 단지 킬러 여성 캐릭터를 내세운 액션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삶에서 여러 얼굴을 동시에 써야 하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얼굴로 하루를 버텨내고 있는가?’ 그리고 ‘그 얼굴들은 공존할 수 있는가?’ 킬러와 엄마, 하나의 인물에 담긴 두 세계길.. 2025. 3. 11.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이정재와 황정민이 만든 느와르의 밀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2020년 여름을 뜨겁게 달군 액션 느와르 영화입니다.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다시 마주한 이정재와 황정민의 조우는 개봉 당시부터 큰 기대를 모았고, 두 배우는 기대 이상으로 각기 다른 에너지와 캐릭터를 구현하며 관객을 몰입시켰습니다. 2025년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 작품은, 단순한 총격 액션 이상의 정서를 담아내며 다시금 회자되고 있습니다.청부살인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결심한 한 남자, 그리고 그 남자를 쫓는 복수의 화신. 영화는 선악의 명확한 구도 대신, 두 남자의 감정과 목적, 상처와 광기가 충돌하는 과정을 묵직하게 그려냅니다. 하드보일드한 액션의 외피를 입었지만, 그 안에는 부성애, 공허한 복수, 인간의 죄의식과 구원이라는 메시지가 깊숙이 자리잡.. 2025. 3. 11.
“돈 좀 벌고 싶다”는 말의 무게 – 다시 보는 영화 〈돈〉 2019년 개봉한 영화 〈돈〉은 개봉 당시 깔끔한 연출과 리얼한 증권가 묘사로 관심을 받았지만, 2025년 지금 넷플릭스에 재등장하며 다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빠른 성공, 쉽게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 그리고 그에 따르는 위험과 책임. 이 영화는 단순히 주식 브로커의 성공기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무심코 내뱉는 “돈 좀 벌고 싶다”는 말에 담긴 무게와 대가를 섬세하게 풀어냅니다.〈돈〉은 화려한 금융 세계의 뒤편, 누구나 유혹당할 수밖에 없는 자본의 그림자 속에서 갈등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얼마면 흔들릴 수 있습니까?” 평범한 청년의 유혹과 추락조일현(류준열)은 서울대 출신으로, 여의도의 대형 증권사에 어렵게 입사한 신입.. 2025. 3. 11.
전래동화를 넘어, 시대를 말하다 – 영화 〈흥부〉 리뷰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는 2018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단순한 시대극이 아닌 깊은 정치적 의미와 창작자의 윤리를 되짚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민담 속 캐릭터들을 정치적 은유로 재해석하고, 조선 후기의 격변기를 살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오늘날 사회의 구조와 문제의식을 고찰하게 만듭니다.감독 조근현은 전통적 구전설화를 바탕으로 ‘이야기꾼’이라는 존재가 가진 영향력을 시대의 프레임 안에 녹여냈고, 정우, 김주혁, 정해인, 천우희 등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서사의 무게감을 훌륭히 끌어올렸습니다. 영화는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글과 말’이 가진 힘, 그리고 그 책임에 대해 다시 묻게 만드는 작품입니다.형을 찾다, 글을 .. 2025. 3. 10.